<p></p><br /><br />내일은 처음으로 맞는 '한부모 가족의 날'입니다. <br><br>혼자 양육을 떠맡은 미혼모, 미혼부와 그 아이들을 위한 날인데요.<br><br>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의 막막한 처지를, 집중 취재했습니다.<br><br>박건영 기자의 '더깊은 뉴스'입니다. <br><br>[기사내용]<br>20대 아빠.2살 아들 원룸서 숨진 채 발견 <br><br>[구미경찰서 관계자]<br>"아기하고 둘이 있는 상태니까 (형편이) 어렵지 않았나. 현장에서 영양상태가 많이 부족한 형태로…"<br><br>[현장음] <br>"맘마 줄게요. 맘마."<br><br>미혼모 김모 씨의 유일한 희망인 하임이.<br><br>1년 전 연락이 끊긴 생부 대신 자신의 성으로 호적을 만들었습니다. <br><br>[김모 씨 / 미혼모]<br>"그쪽(생부)에서는 애를 지우라고 하고. 내가 힘들면 힘들었지 그냥 이 사람한테는 (지원을) 바라지 않는 게 낫겠다 싶어서."<br><br>이혼한 부모가 남긴 빚 때문에 개인 파산을 신청했고, 임신과 출산으로 회사까지 그만둔 상황. <br><br>지금 머무는 미혼모 보호 시설에서 나갈 생각을 하면,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. <br><br>[김모 씨 / 미혼모]<br>"여기(미혼모 시설)에 있으면 양육 물품을 받기 때문에 다 지원받을 수 있는데. 사회 나가면 제가 다 해야 하는 거잖아요. 기저귀·분유가 제일 비싸고. 애 의료비도 그렇고."<br><br>15년째 '미혼부' 생활을 하고 있는 김형진 씨. <br><br>고등학생이었던 아이 엄마는 아이를 김 씨에게 맡긴 뒤 연락을 끊었습니다.<br><br>퀵 서비스에 대리운전, 화물차 기사까지 돈 되는 일이면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. <br><br>[김형진 / 미혼부]<br>"가장 힘들 땐 분유 살 돈이 없었어요. 내 자식이니까 내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발악을 했죠."<br><br>입대 영장을 받았을 땐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토로합니다. <br><br>[김형진 / 미혼부]<br>"저는 아기는 고아원에 보내고, 군대에서 아마 내가 자살할 것 같다고 그랬어요.“ <br><br>미혼모, 미혼부는 전국적으로 3만 3천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.<br><br>생업을 영위하랴, 아이 키우랴, 한부모 가족의 40% 이상은 차상위 계층 이하에 몰려 있습니다.<br><br>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월 13만 원의 양육비가 전부. <br><br>[A씨 / 미혼모]<br>"아이가 돌은 지나야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고…근로가 안 되니까 중간 단계 계단이 없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거죠." <br><br>7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 이모 씨.<br><br>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살고 있지만, 집을 나간 아이 아빠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처지도 아닙니다. <br><br>[이모 씨 / 미혼모]<br>"(법원 명령이) 강제 이행을 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런 상황이 아니고…저한테는 남이지만 아이한테는 나중에 아빠일 수 있는데 사이가 틀어지고 그런 손실이 더 클 거 같아서”<br><br>친부모 중 한쪽이 재산을 빼돌린 뒤 나 몰라라 하면, 강제로 받아낼 방법이 없습니다.<br> <br>[오영나 / 법무사]<br>“양육비를 받아내야 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재산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알아내서 재산이 있을 때만 집행할 수 있게 하는 (제도만 있습니다). 상대방 재산 파악이 안 되면 강제집행으로 받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.”<br><br>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.<br><br>미국은 은행과 보험 계좌를 샅샅이 뒤져 양육비 지급 의무자의 재산을 추적합니다.<br><br>그래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계좌 압류는 물론, 여권과 운전면허 취소까지 단행합니다.<br><br>덴마크 정부는 세금으로 양육비를 먼저 지급합니다.<br><br>그러고 나서, 양육비를 안주는 부모의 소득에서 강제로 환수합니다. <br> <br>이른바 '히트 앤드 런 방지법'입니다.<br><br>우리도 덴마크처럼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도입하자는 청와대 청원이 2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.<br><br>[윤강모 / 여성가족부 가족지원과 과장]<br>"제도적으로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달라. 우리나라에 맞는 양육비 이행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…"<br><br>하지만,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란 지적도 많습니다. <br><br>[현장음]<br>"(생부가) 돈 없다고 버티면 받을 수가 없잖아요. 어떻게 받을 거예요. 세금 낭비가 아닐까."<br><br>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보입니다.<br><br>[엄규숙 / 청와대 여성가족 비서관]<br>"사실‘양육비 대지급제’는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히 관련 법이 발의됐습니다. 하지만 한 번도 통과되지 못했는데요.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."<br><br>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.05명.<br><br>인구 절벽에서 탈출하려면, 아이를 더 낳으라고 재촉하지만 말고, 태어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한 시점입니다.<br><br>채널 A 뉴스 박건영입니다. <br><br>박건영 기자 change@donga.com<br>연출 : 이민경<br>구성 : 지한결 이소연 <br>그래픽 : 전유근